대졸 이상의 고학력 청년들의 취직난이 심각한 가운데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이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취업준비자수가 2008 5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심각한 이유로는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단순노무직 중심에서 기능직과 전문기술직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IT 벤처기업들도 고급인력 구하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 성장에 필요한 개발기술 및 핵심 인력 등 전문가 집단의 부족이 한국의 그린IT 및 차세대 신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SW산업 등 IT중소기업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실제로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대하여 작다‘(44.3%), ‘대기업에 지나치게 종속돼 있다‘(26.5%), ‘보호 및 육성의 대상‘(10,8%), ‘신뢰감 부족‘(5.0%) 등 부정적인 인식이 86.6%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대기업 집중화를 반증해 주고 있다.


 


정부는 한국 전체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그간 인력양성 및 채용장려금제도, 재직자 재교육지원제도, 외국인연수생제도, 산업기능요원 및 전문연구요원 제도(이하 병역특례제도’)등을 통해 막대한 투자를 함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이 최소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소수의 고급인력 확보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중소SW기업들은 고급인력 확보를 위해 여러 가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동남아나 중국 등 해외에 연구소를 설립하거나 외국인력을 채용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소수나마 국내 고급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으로 거의 유일한 정부지원제도는 병역특례제도를 활용한 인력채용이다. 병역특례제도는 군 소요 인원의 충원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병역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자원의 일부를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고급인력에 대하여는 학문과 기술의 연구 기회를 부여하고 기업에는 기술인력을 지원함으로써 국가 산업의 육성 및 발전에 기여하는데 목적이 있다.


실제로 이 제도를 통한 병역특례 인력들은 중소기업의 우수연구요원, 산업인력 확보 난 해소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일정기간 중소기업의 핵심인재로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병역특례자의 입장에서도 일반직원 수준의 연봉과 근무여건을 제공받으면서 병역의무에 대한 특례를 받을 수 있어 상당한 혜택으로 인식하여 선호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병역특례제도가 일부의 문제로 중소기업이 지원받는 제도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를 불러일으키는 사례가 발생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현 제도는 의무근무기간 중 일정 기간(16개월)만 경과하면 다른 회사로 전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1년 여 동안 교육훈련 과정을 거쳐 실질적으로 업무에서 성과를 보일 시기인 2년 차 병역특례 인력들에게 동일 분야 대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전직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비용을 투입하여 어렵게 양성한 인력을 대기업에 무상으로 공급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주요 연구인력의 전직은 회사의 기술 유출과 함께 회사에 따라서는 연구개발이 중단될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병역특례제도에는 기업의 핵심 연구과제가 중단되거나,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그리고 동일분야로 전직하면서 핵심 기술 유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전직을 제한하고 있으나 사실 상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또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병역특례 인력의 전직을 막을 경우, 대기업의 입사가 결정된 이들의 불만과 이로 인한 조직 문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신입사원들을 채용하여 육성하는 체계나 경제적 능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인재육성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에서 힘들여 양성한 병역특례 인력마저 빼가는 것은 대기업들이 외치고 있는 대 중소기업 상생주의와도 배치되고, 최소한의 기업윤리마저 저버리는 일이다. 연구기술인력 유출로 인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자칫 국가경쟁력 약화와 국가 고용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중소기업의 존폐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이에 관계부처에서는 시급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의사면허소지자들이 도서산간오지의 무의촌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며 병역을 면제해 주는 제도는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지만 대도시의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병역특례를 받는 것은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산업체의 병역특례제도 역시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에만 배정되어야만 이 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중소기업의 고급인력난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다. 또한 ▲병역특례로 입사한 직원은 의무근무기간(2~3)까지는 당초 입사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의무근무기간 중의 전직은 회사의 부도나 부당한 대우 등 예외적인 사유가 발생할 때 병무청이 심의하여 허용하는 것으로 하고 대기업으로의 전직은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불가피하게 병역특례기간 중 이직자를 대기업 등에서 채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이전 회사에서 지급한 연봉 등 인력양성비용을 이적료로 부담토록 해야 타당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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